‘구직자는 넘치는데…제조업 일자리 외국인이 채웠다

2025-07-14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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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는 늘었지만 일자리는 외국인이 차지하는 구조적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다. 2025년 6월 고용행정 통계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8만 명 이상 늘었지만, 제조업 내국인 고용은 2만 명 가까이 줄며 사실상 감소 전환했다. 반면 제조업 내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는 같은 기간 2만 명 증가해 총량 증가를 견인했다. 전체 제조업 고용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90%에 육박한 상태다.

제조업 일자리의 외국인 의존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구직자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6월 구인배수는 0.39로 전년 동월(0.49) 대비 더 낮아졌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의미하는 구인배수가 0.4를 밑돈 것은 고용24 집계 이후 이례적인 현상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일자리를 제공하는 수보다 훨씬 많은 ‘역전 현상’이 고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뿐 아니라 건설업 고용도 23개월째 감소세다.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1만 8000명 넘게 줄며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다. 남성과 40대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었으며, 고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규 구직자는 4만 명 넘게 증가해 노동시장 불균형을 심화시켰다.

서비스업 고용은 20만 명 이상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보건복지·교육·사업서비스업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됐다. 특히 증가한 고용은 60세 이상 고령층과 여성에게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29세 이하와 40대 고용보험 가입자는 각각 9만 명, 3만 명 넘게 감소했다. 청년층과 40대의 고용 감소는 단순 인구 감소를 넘어 산업별 고용 한계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제조업 고용 증가분이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에 집중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정부는 통계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