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임대의 전환기를 맞다 - ③
보증금은 적어지고 월세는 끝없이 오른다
충청권의 월세 시장은 전세에서 월세로, 고보증에서 저보증으로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가격 상승'이나 '수요 이동'만으로는 설명 되기 어렵다. 세종일보는 이번 기획에서 충청권의 실제 월세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숨겨진 선택의 맥락과 하나로 묶을 수 없는 대전, 세종, 충남, 충북 지역이 가진 주거 계약 생태계를 드러내고자 한다. 1편에서는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2편에서는 동일한 가격 아래 다양한 주거 조건을, 3편에서는 '보증금 1000만 원'이라는 기준선을, 4편에서는 충청권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편집자
충청권 월세 시장은 '보증금 1000만 원 미만' 계약이 주류가 된 대표 지역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6월 충청권 비아파트 주거 유형(오피스텔,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의 월세 계약 중 보증금 1000만 원 미만은 충북 65.4%, 대전 63.8%, 충남 60.7%, 세종 59.2%였다. 이는 전국 평균(54.2%)보다 5~11%p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세종과 대전은 500만 원 이하 초저보증 계약도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이미 시장의 주된 계약 형태가 됐다.
아파트 유형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 세종 아파트의 보증금 1000만 원 미만 월세 계약 비중은 41.3%로 전국 평균(27.7%)보다 13.6%p 높다. 충북(31.3%)도 마찬가지다.
보증금이 낮아진 만큼 월세 부담이 커졌다. 보증금 500만 원 이하 계약 중 월세 35만 원 이상 계약의 비중은 세종 18.7%, 충북 15.2%, 대전 16.5%로 나타났으며 전국 평균 (11.8%)보다 3~7%p 높다.
이는 단기 계약에 익숙하거나 초기 자본 축적이 어려운 계층이 주요 임차인으로 유입되면서 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이 높은 행정수요 중심지인 세종과 대학·공단 중심 도시인 충북·대전에서 특히 '저보증 고월세' 패턴이 두드러진다. /이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