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100' 못 넘은 BSI…올해 성장률도 '글쎄'
1분기 기업경영지표는 외형상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나 체감경기는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0년대 후반대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0%로 전년 동기 0.6%포인트 상승했으며, 세전 순이익률도 7.7%로 0.3%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매출액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3.5%에서 2.4%로 둔화됐다. 총 자산 증가율도 1.4%에 그쳤다.
실적 개선에도 기업 심리는 극단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의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는 94.7로 5월 대비 9.7포인트 반등했으나 2022년 4월 이후 3년 넘게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제조업 BSI는 전자·통신 업황 개선에 힘입어 5월 79.2에서 6월 96.0으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보합 이하에 머물러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 업종은 123.5를 기록하며 15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석유화학·비금속·섬유 등 업종은 여전히 70~80선에 머물고 있다. 비제조업 역시 93.5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과 운수, 정보통신 등 대부분 업종이 기준선을 하회한 상태다. 내수(95.8), 수출(96.4), 투자(93.0) 전망도 모두 기준선을 하회하며 기업 전반의 기대감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종별로는 기계·전기전자 업종이 매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익 개선에 힘입어 상대적 선방을 보였다. 반면 섬유업은 구조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체감지수가 기준선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 비제조업 중 건설업은 매출액 증가율이 -8.7%로 전분기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운수업도 해상운임 지수 하락으로 실적 부진을 보였다.
기업 규모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1.4%로 대기업(2.6%)을 크게 밑돌았으며, 영업이익률도 4.1%로 대기업(6.4%)에 비해 낮았다. 정부는 중소기업 정책자금 5조1307억 원을 배정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비용 부담도 중소기업에 집중됐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40.9%로 기업 10곳 중 4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중 중소기업의 비중은 35.2%로 전년보다 증가했으며 대기업은 5.7%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5월 기준금리를 2.50%로 인하했지만 민간 금융기관의 대출심사 강화와 신용등급 하락으로 중소기업은 여전히 고금리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업종 간 수익성 격차도 커졌다. 기계·전기전자 업종은 6.9%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한 반면, 금속제품 제조업은 중국산 저가공세의 영향으로 매출 증가율이 0.6%에 그쳤다. 비제조업에서는 정보통신업이 게임업체 중심으로 10%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건설업은 마이너스 성장과 부채비율 증가가 병존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수도권 대비 충청권 등 비수도권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 산업 혁신도, 성장 잠재력에서 불균형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충청권은 컴퓨터·의료기기 등 수도권과 결합하는 산업구조를 보이고 있으나 수요 기반 약화로 지역 내 순환 경제가 작동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이후 기업 실적 반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0.8%로 하향 조정했고, 특히 건설업 부진과 수출 둔화가 실물 경제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수출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수출 증가율은 1.4% 수준에 그칠것으로 분석됐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