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인이 더 일하는 지역사회

2025-06-16     세종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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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에서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청년층을 앞지르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충북과 세종에서는 이미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청년층보다 높았고, 충남과 대전 역시 양 세대의 격차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전국적으로도 이런 역전 현상은 10개 시도에서 나타났다.

고령층이 활발히 일하는 것은 바람직한 고령화의 한 단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지역 청년층의 고용 부진, 수도권으로의 이탈, 고용 미스매칭이 뚜렷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농업과 제조업, 자영업 중심의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청년층이 선호하지 않는 일자리를 고령층이 떠안으며 노동시장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는 고용을 단순히 '늘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누가 어떤 일자리에 접근하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살필 때다. 청년층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고령층이 생계 유지를 넘어 일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일자리의 양뿐 아니라 질과 구조의 균형이 중요하다.

지역 고용시장은 지금 세대 간 균형의 기로에 서 있다. 고령층과 청년층이 함께 설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지역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 일의 가치를 세대 전체가 공유할 수 있어야, 지방의 노동시장도 지속가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