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령자 고용은 사회의 기회
고령층 고용지표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55~64세 경제활동참가율은 73.0%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연령대의 고용률도 71.1%를 기록하며 노동시장 내 고령층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단순한 일시적 변화가 아니라, 조기 퇴직 이후에도 일터를 선택하는 신중년이 증가하는 구조적 전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간 고령자 고용은 생계형 노동으로만 비춰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그와는 다른 양상이다. 전문직과 서비스직 종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임금피크제와 정년 유연화에 따른 민간기업의 수용성이 확대되고 있다. 공공부문도 단기 일자리에 머물던 지원 구조에서 생애주기 맞춤형 일자리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고용 형태와 질에서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에서, 이번 고용률 상승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개인의 생계 유지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생산연령 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숙련된 고령 노동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경제 활력 유지, 연금 재정 부담 완화, 세대 간 고용 균형이라는 다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여전히 절반 이상의 고령자가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고, 65세 이상 고용은 여전히 저임금·단시간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고령자 고용 확대가 양적인 증가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직무 재설계, 직업훈련 인프라 확충,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같은 기반 정비가 시급하다.
고령화는 위협이 아니라, 준비된 사회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신중년은 이제 노동시장의 변두리가 아니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생 2막을 향한 이들의 선택이 우리 사회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의 후속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