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투표한 충청…이번에도 승부 가른다

2025-05-29     이현정 기자
28일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질서를 지키면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이성재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8일, 충청권 유권자들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참여율을 기록하며 '캐스팅보트' 지역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금 입증했다. 특히 충북은 지역 간 편차 없이 고르게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여야 주요 후보들이 주목하는 핵심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충북은 전체 선거인 수 137만9142명 중 16만7685명이 투표를 마쳐 12.16%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12.34%)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세부 지역으로 들어가면 보은군(17.07%), 괴산군(16.74%), 영동군(16.27%) 등 일부 지역에서는 16%를 훌쩍 넘는 높은 참여율을 나타냈다.

대전시는 124만1882명의 유권자 중 14만6116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11.77%의 투표율을 보였고, 세종시는 30만7067명 중 4만3191명이 투표해 14.07%로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충남도 11.35%를 기록하며 전국 수준과 비슷한 참여 양상을 나타냈다. 충청권 4개 시·도 모두가 11%대를 넘긴 것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격차가 큰 지역별 정치 성향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높은 참여율은 충청권 전체가 이번 선거에서 실질적인 균형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수도권과 영남 일부가 낮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충청권의 활발한 참여는 향후 최종 투표율 추이에 따라 전국 판세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실질적 참여 흐름은 여론조사 결과와도 연결된다. KBS 청주방송총국이 충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5%의 지지율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38%)를 오차범위 밖인 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중도 성향 응답층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51%로 김문수 후보(28%)를 압도하며 유권자 저변의 흐름을 확인케 했다.

하지만 정작 투표율에서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여론조사의 지지율 격차보다도 충청권 유권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표를 던지고 있는가에 있다. 사전투표 첫날부터 전국적 평균을 견인한 충청권의 유권자들은 자질과 능력 중심의 판단 기준에 따라 조기 선택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후보 선택 기준 역시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정당보다는 개인의 자질(43%), 도덕성(26%), 정책(23%)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충청권의 높은 투표율은 단순한 동원 결과가 아니라 각 후보의 능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와 판단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높은 참여율 속 균형 잡힌 분포, 지역별 편차를 상쇄한 고른 투표 흐름, 중도층과 자질 중심 판단이라는 요소가 맞물리며 충청권은 다시 한 번 전국 선거의 핵심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는 정치적 공식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