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량 아닌 구조를 보라
최근 발표된 4월 고용지표는 취업자 수가 늘고 고용률도 소폭 상승하면서 겉으로는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청년층 고용지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고, 산업별로는 일자리가 늘어난 분야와 줄어든 분야의 간극이 더욱 벌어지고 있다. 고용의 양이 아닌 구조와 질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청년층을 둘러싼 고용 여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경력직 중심의 채용 구조는 신입 구직자들에게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청년도 적지 않다. 실업률과 고용률 같은 수치도 중요하지만, 구직을 포기한 이들의 움직임까지 고려한다면 지금의 청년 고용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맞다.
산업별 고용 흐름 또한 고르지 않다. 정보통신업이나 전문서비스업 등에서는 일자리가 늘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 농림어업 등 전통 산업에서는 고용이 줄고 있다. 자영업 분야에서도 고용을 창출하는 형태보다는 생계형, 단독 운영이 늘어나고 있어 노동시장의 기반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용의 총량만으로는 이러한 흐름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이러한 변화는 일자리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고용률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조심스러운 대목이 많다. 특히 구조 변화에 취약한 청년층이나 저숙련 노동자에게는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산업 변화에 맞춘 직업훈련과 경력 설계, 그리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지표는 출발점일 뿐이다. 일자리의 결을 살피고, 변화 속에서 뒤처지는 이들이 없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지금 고용 정책이 향해야 할 방향이다. 일자리의 수를 넘어 삶을 지탱하는 기반으로서의 고용을 다시 바라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