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 코스닥 시장에서 역사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며 사이드카 발동

2023-11-06     이승현 기자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시행된 첫 날부터 특별한 하루를 맞이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공매도 금지 조치의 영향으로 시장의 단기 급등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는 202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한국거래소는 금일 오전 9시 57분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의 매수호가는 발동 시점부터 5분간 효력이 정지됐다. 이 같은 조치는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억제하고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조치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사이드카 발동의 배경에는 코스닥150 선물 지수와 코스닥150 지수의 눈에 띄는 상승세가 자리잡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 대비 각각 6.02%와 7.30%의 급등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열기를 반영했다. 프로그램매매 거래금액의 순매수는 2억원으로 측정됐다고 거래소는 밝혔다.

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가 도입된 2001년 이후, 이는 불과 12번째로 발동된 사례로, 시장의 이례적인 움직임을 의미한다. 이날의 사이드카 발동은 코스닥150 선물 지수가 기준 가격 대비 6% 이상, 코스닥150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상승한 후 이러한 상승세가 1분간 지속될 경우에 취해지는 조치이다.

시장의 급등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종목은 에코프로로,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30% 가까이 급등해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때 50만원대까지 내렸던 주가는 80만원대로 올라서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같은 그룹의 에코프로비엠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약 30%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주가 상승은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발생한 숏커버링, 즉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외국계 증권사의 추정 물량이 매수세를 이끌면서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공매도 잔고 규모에서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장 내에서 상위 1위를 기록했으며, 에코프로비엠 역시 두 번째로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약 1조 97억 원 규모에 달하며, 전체 주식 수의 6.35%를 차지하는 169만 1316주에 이른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공매도 잔고가 약 9682억 원으로, 잔고 주식 수는 513만 3419주, 전체 주식 수의 5.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는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에 대해 적용될 예정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린 후 판매하고 나중에 가격이 하락했을 때 저렴한 가격에 재구매하여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기법으로, 주로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활용해왔다. 이러한 기법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번 금지 조치로 인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분위기와 함께 일부 경계감을 동반하고 있다. 단기적인 주가 상승 효과와 함께 투자자들 사이에 안도감을 제공했지만, 일각에서는 공매도의 금지가 장기적으로 시장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주가 안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의견과 시장의 자연스러운 조정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표명하고 있다. 공매도는 가격 거품을 제거하고, 과도한 상승세를 조정하는 데 기여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해왔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