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물가] 2분기 대파 도매가 2420원 '안정세'

2025-05-08     이현정 기자
아이클릭아트 

올해 2분기 대파 가격이 전분기보다 30% 가까이 하락하면서 다시 저가 국면에 진입했다. 상품 기준 1kg당 평균 가격은 2분기 2420원으로, 3월 평균가 3459원보다 1000원 이상 떨어졌다. 중품 역시 2분기 1859원으로 전분기보다 27%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0% 안팎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불과 1년 전인 2024년 3월만 해도 도매가는 전년보다 1.5배 올랐고, 소비자 체감가는 한 단에 3000원을 넘어섰다. 같은 시기 배추 포기당 가격은 약 3900원, 오이 한 개 가격은 약 1000원 선에 불과했다. 이는 대파가 다른 채소보다 더 큰 폭의 가격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을 방증한다. 실제로 2021년 2월에는 대파 1kg 소비자가격이 7232원까지 치솟아 2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한 단 가격이 7000원에 육박하면서 이른바 '대파 대란'으로 불렸다.

이처럼 대파 가격은 수요가 비탄력적인 반면 출하량은 기상에 따라 급변하는 특성을 지닌다. 특히 겨울철 한파와 여름철 폭염, 국지성 홍수 등이 겹치면 대파 작황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불안정해진다. 2023년 여름 집중호우와 2024년 초 폭설 이후 가격이 급등했던 것도 이러한 구조에서 비롯됐다. 기상 여건에 좌우되는 작물 특성상 단기적 생산량 감소만으로도 시장 가격은 급변하며, 정부는 뒤늦게 가격 안정 지원금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2024년 겨울부터 2025년 봄까지 대파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경기·충청·전북 등 비주산지의 재배 확대와 단수 증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2025년 전체 재배면적은 2024년보다 9.6% 줄어 연간 생산량은 9.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산지인 전남 진도 지역은 여름 불볕더위 탓에 생육 부진과 수확 지연이 발생했고, 상품 비중도 20%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일부 지역은 평년작 수준의 생산성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어 전반적인 편차는 크지만 일부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러한 반복적 가격 불안이 이미 수년째 예견되어 왔음에도 정부의 수급조절 시스템은 뚜렷한 개선 없이 그대로라는 점이다. 대파처럼 수요가 일정하고 저장이나 수입 대체가 어려운 품목일수록 정부는 보다 정밀한 재배면적 예측, 적정 출하시기 조절, 유통·저장 인프라 확충 등 구조적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매번 '지원금→안정→폭락→생산 축소→폭등'이라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방식으로는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충북 청주에서 대파를 기르는 농부 Q(68)씨는 "반복된 가격 급등락은 농업 생산구조 전반의 취약성과 정책 대응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 라며"대파 가격이 다시 저점에 접어든 지금이야말로 장기적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