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전 앞서는 사이…충북·충남 소방 인프라 과제 산적
전국적으로 소방차의 화재 현장 7분 이내 도착률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나,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뚜렷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광역시와 도 지역 간 차이가 크고, 충청권 내부에서도 세종·대전과 충북·충남 사이에 상당한 편차가 확인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전국 평균 7분 도착률은 69.2%를 기록했으며, 특광역시는 80.8%로 양호한 반면 도 지역은 58.1%에 그치는 등 약 22.7%p의 차이를 보였다. 소방청은 이러한 격차 해소를 위해 2025년 재난현장 신속출동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119패스 확대 도입, 교통신호제어시스템 설치, 소형 소방차 배치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7분이라는 시간은 콘크리트 건물 내부 화재가 공간 전체로 확산되는 평균 소요 시간으로, 소방청은 이를 골든타임으로 설정하고 현장 도착률을 주요 성과지표로 관리하고 있다. 전국 18개 시도의 평균 도착률은 2020년 65.7%에서 2024년 69.2%로 꾸준히 상승했지만, 특광역시와 도 지역 간 도착률 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충청권에서도 세종 82.5%, 대전 80.2%, 충남 70.3%, 충북 51.1%(2021년 기준)로, 지역별 인프라 격차가 골든타임 확보에 직결되고 있다.
세종시는 신도시 개발로 인해 계획적인 도로망과 소방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7분 도착률이 전국 상위권에 올랐으며, 대전 역시 도심 집중형 구조로 소방서와 안전센터 밀도가 높아 높은 도착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충북과 충남은 광범위한 농촌·산간 지역 특성상 소방서 간 거리가 멀고 출동 여건이 열악해 상대적으로 낮은 도착률을 보이고 있다.
소방청은 119패스 도입을 통한 출동 지연 최소화를 목표로 전국 공동주택 단지의 20%에 2025년까지, 40%에 2026년까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세종시는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119패스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스마트 출동 시스템과 연계해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전시는 신규 아파트 중심으로 도입이 원활하지만, 원도심의 구축 아파트에서는 사생활 침해 우려로 도입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충북과 충남은 구축 단지 비중이 높고 주민들의 사생활 우려가 커 119패스 도입률이 낮아, 지역 공동주택협의회와의 협약 확대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교통신호제어시스템 역시 소방차의 신속 출동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소방관서 앞 교차로를 중심으로 설치가 확대되고 있다. 대전과 세종은 비교적 신호제어시스템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충북·충남 지역은 농어촌 지역까지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방차의 7분 이내 도착률 제고를 위해 소형 소방차 도입도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충청권 전역에서 대형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 불법 주정차 밀집지역, 산간·농촌마을 등이 많아 소형 소방차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세종시는 신도시 외곽과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소형 사다리차를 선도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대전 역시 원도심 재생지역을 중심으로 소형 소방차 도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충북과 충남은 산간·농촌 지역 특성상 소형 소방차 도입과 동시에 읍면 지역 안전센터 신설, 출동 장비 현대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충청권은 현재 세종과 대전을 중심으로 소방 인프라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충북과 충남 농촌·산간지역은 여전히 취약한 실정이다.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서는 119패스 설치 확대, 소형 소방차 배치, 안전센터 신설 등 지역 맞춤형 대책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아울러 불법 주정차 근절을 위한 시민 참여 캠페인과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 확충도 필수 과제로 꼽힌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허리 지역이자, 국가 균형 발전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소방 골든타임 확보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단순한 재난 대응을 넘어, 국민 모두가 지역에 관계없이 균등한 생명권과 안전권을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충청권 각 지자체와 소방청은 이러한 과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