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인상 시계, 주요은행들 동참…가계부채 규제 타이트하게 전환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금리를 연달아 인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 중심에는 신한은행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신한은행은 내달 1일부터 가계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 KB국민·우리·농협과 함께 '인위적' 대출 조이기에 참여하게 됐다.
이렇게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서는 배경에는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 및 가계대출 축소 압박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우리나라 은행권 대출금리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가계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금융권 데이터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4조8018억원으로, 지난 9월 말보다 2조4723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한 것으로, 은행들의 대출 조이기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주담대 신규코픽스·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의 가산금리가 0.05%p 오르며,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가운데 지표금리가 1년물 이하인 상품의 가산금리도 같은 폭으로 상승할 예정이다. 이전에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도 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은행들의 금리 인상은 가계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의 상승폭은 기존 지표금리인 은행채나 코픽스 상승 폭을 훌쩍 넘어서는 추세로, 특히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한 달 사이 크게 상승했다.
금융 당국에서는 이러한 가계대출의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검토 중에 있다. 가산금리를 적용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준비 중이며, DSR 예외 축소 등의 추가 대책도 논의 중이다. DSR은 대출자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과 소득 간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를 통해 대출 가능한 한도를 결정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에게 "스트레스 DSR 도입을 준비 중"이라며, 은행별로 사전에 관련 내규와 전산 시스템 등을 갖춰달라고 요청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정 감사에서 "가계대출 규제를 타이트하게 진행하고, 그래도 가계부채 증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은 향후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이나,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