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5조짜리 국가 전략 도시를 꺼내들다 - 下.

세종의 다음 20년… 문화·산업·교통이 연결되는 도시

2025-04-18     배진우 기자
세종호수공원 드론 촬영 모습

세종시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제시한 26개 과제는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개조안'에 가깝다. 범위는 헌법부터 생태계까지 닿는다. 총 사업비 15조 원, 핵심 키워드는 '균형'과 '미래'다.

세종일보가 그 제안의 구조와 배경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해 실제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이 제안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짚고, 마지막으로 세종시가 말하는 '국가전략도시'란 무엇인지까지 따라가본다. /편집자주

세종시가 '행정수도’를 넘어 '미래형 도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시는 최근 '2040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정치·행정 중심도시에서 산업·문화·정주 기능이 복합된 자족도시로의 변화 전략을 제시했다. 공간구조 개편, 산업 인프라 확충, 문화 기반 조성 등을 통해 행정 기능을 넘어선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진화를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도시공간 구조는 기존의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재편된다. 시는 6생활권과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시 전역을 3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각각에 특화된 기능을 배치하는 구조를 설정했다. 행정기능은 세종청사국회 세종의사당세종중앙지구를 중심으로 고도화되며, 산업과 교육·연구 기능은 대전과 연계된 남부권을 중심으로 집중 배치된다. 국회 세종의사당 착공, 제2대통령집무실 논의 등도 이 같은 공간 전략에 맞춰 추진 중이다.

산업 전략은 국가산단 조성과 3대 산업벨트 조성을 중심으로 한다. 시는 세종국가산단을 포함한 집현연서합강 일대를 반도체·미래차·우주항공·바이오헬스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고, 산학연 협력 기반을 갖춘 '비수도권형 신산업 모델’을 실증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산단,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중소기업 지원체계 확충도 병행된다.

문화 전략은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와 시민 접근성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는 시립예술단 창단, 시립미술관~예술의 거리 조성, 생활밀착형 공연장 확충 등을 통해 도심 내 문화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제2차 문화기본계획 수립, 문화도시 지정 추진 등을 통해 정책의 지속성과 예산 기반도 확보할 예정이다.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교통·주거 인프라 확충도 병행된다.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구조 개편과 함께 읍면 지역의 스마트농촌 시범사업, 생활 SOC 확충 등도 중장기 과제로 추진된다. 시는 이를 통해 세종을 '일자리-주거-문화’가 연결되는 기능복합도시로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세종시는 향후 20년간 도시 기능의 전환을 통해 행정수도 완성과 함께, 수도권 대체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국회·정부의 이전 논의가 재개된 가운데, 세종시의 도시계획이 어느 수준까지 실현 가능한지를 둘러싼 검증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문화 전략은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와 시민 일상 속 문화 접근성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는 시립예술단 창단, 시립미술관~예술의 거리 조성, 생활밀착형 공연장 확대 등을 통해 도심 곳곳에서 문화 향유가 가능한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수도권에 나가야 가능했던 문화 체험을, '내 동네’에서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세종시는 시 전체가 인구 40만의 단일생활권으로 이뤄진 만큼, 문화 인프라의 분산 배치와 접근성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시는 제2차 문화기본계획 수립, 문화도시 지정 추진 등을 통해 공공 예산 투입의 지속성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주 여건 개선도 속도를 낸다. 시는 자가용 없이도 도시 전역을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 중심 구조’를 완성하고, 읍·면 지역에는 스마트농촌 시범사업과 생활 SOC 확충 등을 병행해 도시-농촌 간 생활 격차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단순히 행정 기능이 모인 도시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일하고, 여가를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일상 중심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에 맞춰 교통체계를 조정하거나, 마을 단위 공동체 중심의 생활문화 지원사업 등을 확대해 '사는 도시’의 밀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끝> /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