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사우디, '중동 2.0 협력'으로 새로운 미래 향해 동반 진출

2023-10-23     이승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각)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친교 환담을 가졌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 간의 교류 및 투자 활동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두 나라는 투자 및 협력 관계를 획기적으로 확장했다. 이를 통해 기존 원유 중심의 관계를 넘어서 다양한 첨단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며 '중동 2.0' 협력 구조로 발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투자를 다각화해 에너지, 인프라, 전기차, 조선, 스마트팜 등의 분야로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양국 기업들은 총 156억달러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빈 살만 왕세자의 한국 방문 때 체결된 290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별개로 진행된 것이다.

이 외에도 두 나라는 사우디 원유 530만배럴을 한국에 비축하는 계약을 체결, 한국이 원유 공급 위기 시 해당 원유를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 기업이 사우디에 진출한 지 50년이 되는 중요한 시점에, 두 나라가 포스트 오일 시대에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사우디가 자동차, 선박 등 첨단 산업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환영하며, 관광과 문화 교류 분야에서의 협력도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우디 측에서는 한국이 그들의 '비전 2030' 국가 발전 전략의 주요 협력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우디가 석유 중심 경제에서 제조업 중심의 신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이 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 펀드는 4억달러 규모의 합작 공장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수소 에너지, 인프라,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51건의 계약과 MOU를 체결했다.

또 한전,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 등의 기업들도 아람코와 함께 에너지 분야에서의 다양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농심은 현지 스마트팜 시장 진출을 위해 사우디 그린하우스와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 확장은 한국이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을 목표로 하는 사우디와, 수소차와 연료전지 등의 수소 기반 산업을 선도하는 한국간의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방문은 한국과 사우디 간의 인적 교류와 문화 교류 강화에 큰 기여를 했다. 두 나라 간의 학생 교환 프로그램 확장, 양국 문화 행사의 증진 및 언어 교육 프로그램의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논의됐다. 특히 한류의 인기와 K-POP, K-드라마의 성장으로 사우디의 젊은 세대들이 한국 문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해, 더 많은 문화 교류 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의 첨단 기술과 사우디의 자원 및 투자를 결합한 협력 모델은 두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한국과 사우디 간의 강화된 협력이 국제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한국의 글로벌 외교 전략에 있어 중요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며, 앞으로의 양국 간의 협력과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한국과 사우디는 서로를 더욱 믿고 의지하며, 국제 사회에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