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현수막 5천톤 시대… 정부, 재활용 경진대회·지원사업 확대
행정안전부와 환경부는 폐현수막 재활용 촉진을 위한 '제2회 폐현수막 자원순환 문화조성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지자체 지원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폐현수막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원순환 우수사례를 확산시키기 위한 취지다.
경진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며, 올해는 참여 대상을 기존 지자체에서 공공기관까지 확대하고, 시상 규모도 기존 2점에서 6점으로 늘린다. 행정안전부장관상과 환경부장관상은 각각 3점씩 수여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은 주요 폐현수막 재활용 실적과 계획을 5월 16일까지 환경부에 제출해야 하며, 서류심사와 전문가 평가위원회 평가를 거쳐 9월 말 우수기관 6팀이 선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파주시가 공공 부문 최우수상, 경기도와 롯데마트가 민관 협업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파주시는 친환경 현수막 소재 사용과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고, 경기도와 롯데마트는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매장에서 발생한 폐현수막을 벤치, 무대 패널로 재활용해 기부했다.
정부는 폐현수막 재활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사업비를 지원하고, 지침서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75개 지자체에 14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했으며, 이를 통해 마대자루 69만여 개, 장바구니와 앞치마 등 25만여 개가 제작됐다. 환경친화적 현수막도 2만7천여 개 생산됐다. 올해도 한국옥외광고센터, 한국자원경제연구소와 함께 ‘환경친화적 현수막 사용 및 재활용 지침서’를 마련해 지자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해당 지침서에는 수거된 현수막의 처리 방법, 지역별 재활용 업체 현황, 재활용 유형 및 우수사례 등이 담길 예정이다.
폐현수막 재활용을 위한 지자체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2023년 12월, 파주시는 전국 최초로 현수막 재활용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이후 전국 75개 지자체가 조례를 마련해 제도적 기반을 갖췄다. 실제 사례로는 △충북 진천군이 기업과 협약해 수거 현수막 1만8천여 장을 벤치·테이블 등으로 제작해 공공건축물에 설치했고, △광주 서구는 민간 유통사와 협력해 수거 현수막으로 어린이 안전우산 250개를 제작해 초등학교에 전달했다. △대전 동구는 수거 현수막 7만8천여 장 전량을 건설현장용 부직포로 가공해 활용했다.
정부는 폐현수막 발생량을 줄이는 동시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폐현수막 발생량은 5,408톤, 재활용량은 1,801톤으로 재활용률은 33.3%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대비 발생량은 11.8% 감소하고 재활용률은 3.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여전히 절반 가까운 폐현수막이 매립 또는 소각되고 있어 추가적인 제도 강화와 기술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김고응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지자체와 재활용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면서 고품질 재활용을 위한 기술 개발 지원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홍석 행정안전부 균형발전지원국장은 지역 중심의 현수막 순환이용 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재활용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