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폭증, 연체액도 급증…금융안정을 위한 대책 필요
자영업자 대출의 잔액이 올해 2분기 동안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금융산업 전반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특히 연체액과 연체율의 급격한 상승은 자영업자의 경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무려 1043조2000억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대비 9조5000억원의 급증이라는 점에서, 자영업자들의 경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또 이 같은 대출 잔액의 증가세는 지난해 3분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추세로,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며, 현재 1.15%로, 2014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연체율의 상승은 자영업자의 경제 상황이 어려운 것을 넘어 경제 전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특히 금융 기관별로 볼 때 은행권과 비은행권의 연체율 차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은행권의 연체율은 0.41%인 반면, 비은행권의 연체율은 2.91%로 그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비은행권으로의 이동을 통해 대출을 받아 경제 상황을 버티려고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다중채무자'의 비중 역시 높아지고 있다. 다중채무자란 한 사람이 여러 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상황을 말하는데, 현재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의 약 71.3%에 해당한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여러 금융 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경제를 버티려고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지표이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인 고금리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금리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영업자들의 경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이며, 정부와 금융 기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와 연체율 상승은 한국 경제에 대한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의 금융 환경에서 자영업자들은 높은 금리 부담과 함께 더욱 복잡해진 경영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이로 인해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어, 정부와 금융 기관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