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심코 환경오염? 책임은 누구에게
지난 2일 안산천 상류 벌말천에서 파란색 물이 흐른다는 시민 제보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공무원들은 하천에 퍼진 파란색 물질을 확인했고, 추적 끝에 한 가정집에서 수성 페인트 20ℓ가 하수구로 무단 배출된 사실을 밝혀냈다. 해당 시민은 "아무 생각 없이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이 얼마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부 시민들은 폐기물 처리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무책임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페인트뿐만 아니라 기름, 세척제, 화학약품 등의 생활 폐기물이 무단으로 배출될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경각심은 여전히 낮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다. 폐기물 관리와 관련한 인식 부족과 제도적 허점이 결합된 구조적 문제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유해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수거하고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가? 시민들이 폐기물 처리 방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는가?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행정당국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안산시는 이번 오염 사고에 대해 유출된 페인트를 신속히 제거하고 오염수 희석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후 조치만으로는 동일한 사례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이다. 지자체는 생활 폐기물 처리에 대한 시민 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법규를 더욱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또한, 페인트나 폐유와 같은 물질을 올바르게 폐기할 수 있도록 수거함 설치 등의 실질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환경오염은 특정 기관이나 일부 시민만의 책임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생활 속 작은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버린 폐기물이 결국 자연과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