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출 3.1% 증가…반도체·자동차가 견인
올 3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한 583억 달러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입액은 2.3% 증가한 533억 달러로 집계됐고, 무역수지는 50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IT 품목과 자동차 수출이 증가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으나, 대중국 수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3% 증가한 26.5억 달러였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기기·디스플레이 등 IT 품목을 포함한 7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HBM·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11.9% 증가한 131억 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 수출은 15개월 연속 증가했고,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7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자동차 수출은 하이브리드차·내연기관차 수출 호조로 1.2% 증가한 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은 2023년 12월 이후 최대 실적인 32억 달러로 집계됐고, 바이오헬스 수출도 증가했다. 반면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제품 가격 하락과 주요 정유사의 정기보수 등의 영향으로 28% 이상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EU·아세안·미국 등 6개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으로 4.1% 감소한 101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대미국 수출은 소폭 증가한 111억 달러,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 품목 호실적에 힘입어 9.1% 증가한 103억 달러를 기록하며 대중국 수출을 넘어섰다. 대EU 수출은 선박·바이오헬스 수출 증가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수입은 원유 등 에너지 수입이 7.3% 감소했으나,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은 반도체 장비 등을 중심으로 4.8% 증가했다. 1~3월 누적 무역수지는 7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대미 철강·알루미늄 수출은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단가 하락 영향이 더 커 물량 감소는 크지 않았다. 철강 수출액은 10% 감소했으며, 알루미늄 수출액은 20.4% 증가했다.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까지 2~3개월의 시차가 예상된다. 대미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자동차 수출은 3월 한 달 동안 11%대 감소했다. 관세 영향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향후 발표될 추가 관세 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대중국 수출보다 대아세안 수출이 많아진 것은 올해 2월 이후 두 번째다. 중국 내 반도체 경쟁 심화로 한국산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베트남·대만 등으로의 반도체 가공 및 패키징 수출이 증가하며 지역 간 차이를 만들었다. 중남미 수출은 16.9% 감소하며 특히 일반기계 수출이 29.6% 줄었다. 건설기기·공장 기계 등 일반기계 수출은 지역 경제 성장과 경기 상황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으로, 기업 투자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한편 정부는 수출업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범부처 비상수출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관세대응 통합 상담창구 운영과 함께 중소기업을 위한 관세 대응 바우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으며, 4월 중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중·일 FTA 추진은 장기적 관점에서 무역 구조 변화에 대응해 추진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및 상호관세 발표의 영향은 불확실성이 크며, 4월 이후에도 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