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가격 일제히 하락…충북 변동폭 최대
충청권 전역에서 유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과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3월 2주차에서 3주차로 넘어가는 시기, 충청권 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충북 지역에서 가장 큰 가격 변동이 나타났다. 대한석유협회는 이번 하락세가 3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휘발유의 가격 하락폭이 경유보다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적으로도 유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3월 둘째 주(9∼13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주 대비 리터당 15.9원 하락한 1,699.9원을 기록하며, 9주 만에 1,700원 선이 무너졌다. 경유 가격도 16.6원 내린 1,565.3원을 나타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5주 연속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충청권도 이와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충청권 내에서도 지역별 가격 변동 폭에는 차이가 있었다. 충북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1,710.82원에서 1,693.68원으로, 경유는 1,575.32원에서 1,558.88원으로 하락하며 충청권에서 가장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반면 대전의 휘발유와 세종의 경유 가격은 최저가 수준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지역 내 주유소 분포, 경쟁 환경, 유통 구조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은 국제 유가 하락이다. 2025년 3월 들어 국제유가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석유 수요 전망 하향 조정,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논의 진전 등의 요인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직전 주보다 0.1달러 하락한 71.2달러를 기록했으며, 국제 휘발유 가격은 0.9달러 내린 77.7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1.2달러 내린 85.7달러로 집계됐다. 국제 유가 변동은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므로, 3월 2주차와 3주차의 가격 하락은 2월 말부터 시작된 국제 유가 하락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는 2월 9일, 2월 28일 종료 예정이던 수송용 유류에 대한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4월 30일까지 2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유류세는 기존 리터당 820원에서 698원으로 122원(15%) 낮아졌으며, 경유는 133원(23%) 인하된 448원이 부과된다. 액화석유가스(LPG) 부탄도 47원 인하된 리터당 156원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러한 유류세 인하 조치는 3월 유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유가 하락세가 3월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휘발유의 가격 하락 폭이 경유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며, 충북 지역은 기존의 변동폭이 큰 만큼 추가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4월 말까지 연장된 만큼, 단기적으로 급격한 유가 상승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 정세 변화나 유가 변동성에 따라 예상치 못한 가격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가격 하락 추세를 활용해 지역 내 저렴한 주유소를 이용함으로써 유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