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웅 흉상 이슈와 우리의 역사 인식

2023-08-29     세종일보

독립영웅 흉상 철거 논란이 사회의 분열을 깊게 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군의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이회영 선생 등 5명의 흉상의 철거 문제는 단순히 흉상의 위치를 바꾸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논란을 통해 우리 사회의 역사 인식과 이념 갈등, 현 정부의 역사관에 대한 비판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홍범도 장군에 대한 평가가 큰 논란의 중심이다. 그는 1920년 6월 ‘봉오동전투’와 ‘청산리대첩’에서의 승리를 이끈 주역이자, 항일투쟁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의 1927년 소련공산당 입당 경력이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은, 역사적 상황과 그의 업적을 무시한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상황에서는 국내외로 다양한 방식의 독립 운동이 진행됐고, 홍 장군이 선택한 공산주의 경로 역시 그 중 하나였다.

국방부와 일부 정치 세력은 홍 장군의 공산당 경력을 강조해 그의 항일투쟁 공적을 음모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6·25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에 대한 간도특설대 근무 경력을 부각시키는 것과 유사한 접근이며, 이러한 행태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재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현 정부의 이념적 기조와 연결돼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의 중립적인 입장도 문제의 핵심이다. 대통령실은 흉상 철거 문제에 대해 “대통령 지시는 따로 없다”며 각 부처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결정하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추구하는 '공산전체주의'와 같은 신조어와 그의 이념적 기조가 논란의 중심에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 역사의 핵심에는 독립과 자유가 있다. 독립군과 광복군은 그 뿌리를 형성하며, 그들의 희생과 노력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워졌다. 독립영웅들의 흉상 철거 논란은 단순한 물리적인 이동 문제가 아닌, 우리의 국가 정체성과 역사 인식에 대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흉상 철거 논란을 통해 현 정부의 역사관과 사회 내의 이념 갈등이 드러났다. 이를 극복하고 진정한 국민 통합을 위해선, 역사의 팩트를 바탕으로 과거를 평가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