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첫 시청사 원형복원 사업, 예술로 가림막 대신하다
대전시가 첫 대전시청사 원형복원 공사 현장에 아트펜스를 설치했다.
아트펜스는 공사 현장 가림막에 예술적 요소를 결합한 시설로, 박물관·미술관·중요 사적지 공사장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대전의 문화유산 보수 현장에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아트펜스는 지역 디자이너 박수연(32), 장영웅(30), 이성빈(26)의 공동 작품으로,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대전 중앙로의 풍경과 건축물, 사람들을 콜라주 기법으로 구성했다. 작품명은 "흐르는 시간, 움직이는 도시"로, 시대는 다르지만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대전 시민들의 유대감을 표현했다. 또한, 과거 중앙로를 형성했던 다양한 간판과 이정표의 타이포그래피를 모아 시대적 분위기를 전달하고 디자인적 요소를 더했다.
대전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장기간 설치될 가림막인 점을 고려해 단순한 공사장 가림막 이상의 역할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이 대전 도시사(都市史)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시민들의 자긍심과 문화적 연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트펜스는 공사 현장의 전면부와 후면부에 설치된 상태이며, 향후 시민 공개 행사와 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조사가 완료되면 건물 입면에도 복원 예상도를 공개할 예정이다.
첫 대전시청사 건물은 1937년 건립돼 시청사와 상공회의소 등으로 사용되다가 1990년대 민간에 매각되면서 철거 위기에 처했다. 이후 몇 년간 방치되었으나, 지난해 대전시가 매입하면서 보존이 결정됐다. 현재 내부에 덧대어진 마감재 해체 공사가 진행 중이며, 오는 2월 말 완료될 예정이다. 이후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건축기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이번 아트펜스 설치를 계기로 복원 사업 홍보는 물론, 첫 대전시청사가 대전 중앙로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