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 시대, 교육혁신·노동시장 대응이 성패 가른다

2025-02-10     세종일보
코파일럿 ai로 제작한 이미지

한국은행이 발표한 'AI와 한국경제' 보고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다. AI 도입이 2050년까지 GDP를 최대 12.6%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전망은 고령화와 저출생으로 인한 경제 위축을 상쇄할 수 있는 희망적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 대응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전체 근로자의 51%가 AI 도입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중 27%는 일자리 대체나 소득 감소가 예상되는 반면, 24%는 생산성 향상과 임금 상승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AI가 가져올 노동시장 양극화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발 빠른 대응이 없다면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향의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 첫째는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이다. 현재의 교육 체계는 AI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키우기에 역부족이다. 창의적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AI와의 협업 능력 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편해야 한다. 특히 재직자들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만큼, 평생학습 체계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둘째는 노동시장 양극화 방지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AI 도입으로 인한 실직 위험이 높은 직군을 미리 파악하고, 이들을 위한 직무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기술 교육에 그쳐서는 안 된다. 새로운 직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개인의 생계 보장뿐만 아니라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투자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AI 도입을 위한 기본 여건이 양호하다. 165개국 중 15위에 달하는 AI 준비 지수가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인적자본 활용과 노동시장 정책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이는 우리가 어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AI는 피할 수 없는 미래다. 그러나 이 미래가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우리의 준비와 대응에 달려 있다. 정부와 기업, 교육기관이 힘을 모아 교육 혁신과 노동시장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