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 지속, 금융당국 "50년 만기 주담대 연령 제한 검토"

2023-08-14     이승현 기자

최근 가계대출의 급격한 증가세에 금융당국과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10일 만에 주택담보대출이 1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50년 만기 주담대의 경우 출시한 지 한 달여 만에 잔액이 1조원을 넘겼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일 현재 679조8893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679조2208억원)과 비교해 이달 들어 열흘 만에 6685억원 늘었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주담대는 같은 기간 1조2299억원(512조8875억원→514조1174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4월 이후 5개월 연속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은행권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각 6조원, 5조4000억원 불었다.

가계부채현황 점검회의에서는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초장기 만기 상품의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연령 제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대출 상한 연령으로는 만 34세 이하가 대표적으로 거론되며, 이는 대출자의 총 부채 원리금 상환 능력(DSR)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이미 만 34세 이하의 연령 제한을 도입하여 40년 이상의 주담대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택금융공사의 기준을 참조하고 있다. 그러나 기타 대형 은행들은 아직 이와 같은 제한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더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급속한 주담대 증가세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분기 동안 주담대가 24.9% 증가했으며, 케이뱅크 역시 30.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급증세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연말 목표치에 미달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방향성과 관련된 문제점을 드러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활동에 대해 세밀한 조사와 규제 강화를 검토하며, 가계대출의 무분별한 증가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