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사상 최고치…한국, 글로벌 시장 2위 도약 전망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12월 한국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5.6%, 전년 동월 대비 13.9% 증가했다. 반도체 출하는 전월 대비 30.4%,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했으며, 수출 출하는 전월 대비 32.3%, 전년 동월 대비 15.1% 증가했다. 반도체 재고는 전월 대비 28.4%, 전년 동월 대비 31.0% 감소했다. 이러한 수치는 AI 붐으로 인한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입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9월 한국 반도체 수출 실적은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이 이미 2023년 연간 수출액을 초과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2032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생산 비중이 20%에 육박하며 대만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고대역 메모리(HBM)를 생산 중이며, PIM(프로세서 인 메모리) 기술이 적용된 제품도 개발을 완료했다. 정부는 10조 원 이상의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550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10nm 이하 첨단 공정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2032년까지 31%에서 9%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 한국의 반도체 생산은 일본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으며, 대만과의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일본의 제조업 PMI 확정치가 49.5%로 여전히 50%를 하회하는 가운데, 한국은 반도체 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광공업 생산이 4.6% 증가했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에 대응해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한편, 연구개발(R&D) 투자와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에 178억 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약 1조 원 규모의 첨단 반도체 테스트베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글로벌 무역안보 규범을 준수하는 가운데 정부에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연구 인력의 근무 형태 자율성 강화를 위한 '반도체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에 대한 한국 반도체 산업의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첨단 컴퓨팅칩에 대한 규제가 주요 대상이므로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피해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장도 사안별 검토 대상으로 분류돼 장비 공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의 허가 여부에 따라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공정 기술 수준이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수출통제 조치의 지속 여부 또한 불투명하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관련해서는 SK하이닉스가 전량을 미국에 공급하고 있어 당장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매출의 30%를 중국 시장에서 확보하고 있어 일부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강화되는 글로벌 무역안보 규범에 대응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 확대 및 법적 지원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AI 수요 증가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