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선물하기 시정안, 공정 경쟁 첫걸음 되나

2025-01-20     윤소리 기자

선물 플랫폼 시장에서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차지하는 입지는 독보적이다. 2022년 시장 전체 규모(카카오, 쿠팡, 네이버, 마켓컬리 등 포함)인 5조 원 가운데 3조 3천억 원을 점유하며, 이는 전체의 7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시장 지배력은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한 뛰어난 접근성에서 비롯됐다.

2010년 12월 서비스 론칭 이래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2024년 10월 현재 월간 실사용자 수는 2,600만 명을 기록 중이며, 위시리스트 기능을 통한 배송 상품이 전체 거래의 8할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럭셔리 브랜드를 비롯한 프리미엄 상품군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지배력은 양면성을 지닌다. 소비자들은 편리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으나, 협력업체와의 관계에서는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무료배송 의무화와 총판매가격 기준 수수료 산정 방식은 불공정 거래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카카오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자체 시정방안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시정안의 골자는 납품업체의 배송방식 선택권 보장과 92억 원 규모의 지원책이다. 이는 협력사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거래 관행을 개선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배송비 별도 표기를 통한 가격 투명성 제고도 계획에 포함됐다.

현재 네이버와 쿠팡 등 경쟁사들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기반 추천 시스템을, 쿠팡은 신속 배송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배송 체계 혁신, 상품군 다변화, 맞춤형 추천 고도화, 오프라인 경험 확대 등 다각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카카오의 영향력은 선물하기를 넘어 메신저, 모빌리티, 배달 등 다방면에 걸쳐있다. 이는 편의성 증대라는 순기능과 함께 불공정 거래 우려도 수반한다. 카카오T의 자사 가맹택시 우대 조치로 인한 과징금 부과가 대표적 사례다. 또한 서비스 장애 시 사회적 혼란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시장 지배력 남용 방지를 위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더욱 정교한 규제와 함께 건전한 경쟁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번 카카오의 시정안은 그러한 맥락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여전히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나, 경쟁사들의 약진과 혁신 서비스 도입으로 변화의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이번 시정안을 통해 거래 관행 개선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가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