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평균 기온 최고치 기록, 농업·관광업 연쇄 타격
지난해 대한민국의 연평균기온은 14.5℃로, 평년 대비 2.0℃ 높고 종전 1위였던 2023년(13.7℃)보다 0.8℃ 증가하며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열대야 발생일수는 24.5일로 평년 6.6일의 약 3.7배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강수량은 연간 1,414.6mm로 평년 수준인 1,331.7mm와 유사했지만 월별 분포는 극단적 변화를 보였다. 비가 적은 달로 알려진 2월에는 평년 대비 287%의 강수량인 102.6mm가 기록되어 역대 3위를 차지한 반면, 여름철인 8월 강수량은 평년 대비 30.7% 수준인 87.3mm로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낮았다. 동해안 지역은 여름철 최고 기온 상승을 주도하며 고온 현상이 두드러졌고, 서해안과 남해안은 고온과 함께 해수면 온도 상승폭이 가장 컸다. 2024년 서해 해수면 온도는 16.5℃로 최근 10년 평균인 14.7℃ 대비 1.8℃ 높았으며, 9월 평균 해수면 온도는 27.4℃로 최근 10년 평균을 3.2℃ 초과했다.
2024년 5월에는 낮 기온이 30℃를 웃돌며 극심한 일교차가 발생해 농업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6월에는 이상 고온으로 인해 매실에 열상과 낙과 피해가 발생했으며, 7월에는 극심한 폭우로 농작물 침수 9,450ha, 농경지 유실 및 매몰 891ha, 가축 폐사 102만 마리, 농업시설 파손 63.2ha 등의 피해가 보고되었다. 저수지, 배수장, 배수로 등 수리시설 피해도 97개소에 달해 농업 경영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했다. 사과 재배지는 북상하는 경향을 보이며 경북·대구 지역의 재배면적은 1995년 3만4,470ha에서 2024년 1만9,621ha로 줄어든 반면, 강원도의 재배면적은 2014년 522ha에서 2024년 1,748ha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상기후는 관광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로 해수욕장, 계곡 등 야외 관광지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고,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사고와 같은 재난은 해당 지역 관광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9월까지 이어진 더위는 단풍 관광 시즌을 늦추며 가을 관광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겨울철 이상기후는 강원 영동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강원 서부에는 대설 경보가 발효되는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일으키며 스키 리조트와 눈꽃 축제 등 겨울 관광산업에도 혼란을 초래했다.
정부는 2025년도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에 2조7,49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 대비 3.9% 증가한 금액으로 재생에너지 핵심기술 개발, 차세대 원자력 기술 지원, 무탄소 에너지원 기술개발 확대 등 온실가스 감축에 중점을 둔다. 생태계 및 산림의 기후 영향 취약성 평가, 농업생산기반의 안전관리 강화, 기후변화 감시·예측 기술 고도화 등의 적응 전략도 병행한다. 기상청은 2025년 예산을 4,698억 원으로 편성하며 위험기상 예측 역량 강화를 위해 기상·지진 관측·감시·예측 역량 강화, 3차원 입체 기상관측망 운영, 호우·태풍 등 위험기상 예보 선행시간 확보, 천리안위성 5호 개발 등의 계획을 수립했다. 환경부는 배출권거래제 시장참여자 확대, 공공부문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 시행, 녹색전환보증 사업 추진 등을 포함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며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례적 기후 양상 속에서 농업과 관광업의 피해를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및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