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인정보 보호는 선택이 아니다

2025-01-06     세종일보
아이클릭아트

디지털 시대에서 개인정보 보호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GS리테일과 뉴스레터 플랫폼 ‘스티비’에서 벌어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기업과 사회 전반이 데이터 보호를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점임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문제는 단순히 해킹으로 인한 데이터 탈취에 그치지 않는다. 유출된 정보는 2차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크며, 피해자들은 금전적 손실과 더불어 신뢰 훼손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마주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실패가 아니라, 기업이 책임감을 가지고 고객의 정보를 보호하는 데 얼마나 진지한 태도를 보였는지에 대한 윤리적 판단으로 연결된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사용된 ‘크리덴셜 스터핑’은 기존에 유출된 계정 정보를 무작위로 대입해 계정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보안 관리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기업은 이 같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기술의 업그레이드를 넘어, 데이터 보호를 경영의 핵심 가치를 삼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시스템 구축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최소한으로 수집하고 필요 이상 보유하지 않는 원칙으로 이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 기업의 이러한 책임은 단발적인 대응책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보안 사고는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기업은 정기적으로 취약점을 점검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와 규제 기관도 기업이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감독을 강화하고, 위반 시 강력한 제재를 통해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피해자 지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이 직접적인 보상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업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 권리를 강화하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안전을 높이는 사회적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디지털 시대의 개인정보 보호는 법적 의무를 넘어선 윤리적 책임의 문제다. 기업의 성공은 소비자의 신뢰에 달려 있으며, 이는 데이터 보호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사회 전체가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협력해 나간다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올 미래는 더욱 안전하고 신뢰받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