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5.2% 성장에도 영업이익 감소의 늪
2023년 대한민국 중견기업의 수가 전년 대비 292개 증가한 5868개로 집계됐다. 이는 5.2%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301개 기업과 대기업으로 도약한 105개 기업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견기업 종사자 수는 170.4만 명으로 전년 대비 11.7만 명 증가했으며, 특히 비제조업 부문에서 7.9만 명의 고용 증가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식음료, 전자부품, 화학제품 업종에서 기업 수와 고용이 모두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매출은 984.3조 원으로 전년 대비 22.9조 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7.5조 원으로 10.5조 원 감소했다. 이는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 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과 함께 기업 내부의 비용 관리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견기업의 총 투자액은 31.1조 원으로 줄었으나, R&D 투자만큼은 9.6조 원으로 증가해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정보통신과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중견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수도권에서는 정보통신 업종이, 지방에서는 바이오헬스 업종이 각각 높은 성과를 보였다. 수도권 중견기업은 디지털 전환과 신기술 투자에 집중하며 산업 변화를 선도했고, 지방 중견기업은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된 성장이 돋보였다.
영업이익 감소는 비용 상승 요인뿐만 아니라 내부 운영 효율성의 문제가 드러난 사례로 지적된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에너지 비용 증가가 기업의 수익 구조를 압박했으며, 금리 인상은 금융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의 운영 체계 효율화와 비용 절감이 향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된다. 정부는 중견기업의 핵심 연구인력 지원과 기술 혁신 정책을 통해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은 내부 구조 개선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이 요구된다. 중견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 지속 가능한 경영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2023년 중견기업은 양적 성장에서 유의미한 진전을 보였으나 영업 효율성과 투자 감소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는 기업과 정부 모두가 전략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