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명 중 1명이 암, 우리의 건강 관리는 충분한가?

2024-12-26     세종일보
아이클릭아트

국민 20명 중 1명이 암 유병자인 시대에 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 환자 또는 완치 판정을 받은 유병자 수가 258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민의 약 5%에 해당하는 수치로, 암이 더 이상 특별한 질병이 아니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생존율 개선과 의료 기술의 발전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이러한 통계는 우리 사회가 암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음을 시사한다.

암 생존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2018~2022년 진단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2.9%로, 20여 년 전 54.2%였던 시절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됐다. 갑상선암, 유방암, 전립선암의 생존율은 90%를 넘어섰으며, 조기 발견과 의료 기술 발전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췌장암과 간암의 생존율은 여전히 낮고, 암의 진행 단계에 따라 생존율이 크게 달라지는 현실은 암이 여전히 무서운 질병임을 상기시킨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암 유병자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전립선암과 유방암처럼 특정 연령대에서 발생률이 꾸준히 높아지는 암이 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개인 건강 관리와 공공의료 체계 모두에 더 큰 부담을 안길 것이다. 국민 20명 중 1명이 암을 경험한다는 통계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다. 이는 암 유병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신체적, 경제적, 정서적 부담이 우리 사회 전반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암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서 나아가 암을 예방하고, 치료 이후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까지 관심을 확장해야 한다. 흡연, 음주, 비만 같은 생활습관 요인을 개선하는 것은 암 예방의 기본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예방적 조치를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해야 한다. 동시에, 암 생존자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직장 내 복지 정책이나 심리적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암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시대적 도전이다. 암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태도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