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일로 재탄생한 '십이야', 관객 사로잡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재해석된 연극 '십이야'가 지난 21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첫 선을 보이며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국립극단과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했으며, 연출은 움직임 언어의 대가로 평가받는 임도완이 맡아 주목받았다.
셰익스피어의 대표 낭만 희곡 '십이야'는 사랑과 결혼, 신분 상승의 욕망 등이 뒤얽힌 에피소드를 위트와 해학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조선시대로 배경을 옮긴 이번 공연은 원작의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경상도와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해 셰익스피어 특유의 시적 언어를 한국적으로 변주했다. 이러한 접근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성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연은 피아노와 북 등 동서양 악기의 조화, 민요와 랩을 접목한 음악, 동양화와 미디어아트를 연상시키는 영상, 개성 있는 의상과 분장을 통해 독특한 미장센을 완성했다. 이는 과거와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물며 시각적 몰입감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배우들의 움직임은 장면 전환과 극적 효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전통놀이 '판'을 연상시키는 신명과 풍자, 해학을 강조했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새로움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연극이었다",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경험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극 '십이야'는 국립극단과 대전예술의전당의 공동 제작으로 진행되며,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추진하는 '국립예술단체 전막 공연유통'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2월 27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공연된다. /이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