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한국과 대조되는 북한, 출산율-산업구조 상관관계 주목
북한이 한국보다 두 배 높은 출산율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2023년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1.60명으로, 한국의 0.72명보다 0.88명 높았다. 이러한 차이는 양국의 산업구조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연령별 인구구조를 살펴보면 0~14세 인구가 전체의 18.9%, 15~64세가 70.0%, 65세 이상이 11.1%를 차지했다. 특히 0~14세 인구 비중은 한국보다 7.9%p 높고,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7.1%p 낮아 인구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의 노동집약적 산업구조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의 산업별 생산량을 살펴보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1차 산업의 비중이 높다. 2023년 북한의 석탄 생산량은 1,710만 톤으로 한국의 26.5배, 철광석 생산량은 273만 톤으로 한국의 5.4배를 기록했다. 원목 생산량 역시 791만 ㎥로 한국의 1.7배에 달했다. 이처럼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는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제조업 분야에서는 현저한 격차를 보였다. 북한의 조강 생산량은 35만 톤으로 한국의 0.5% 수준에 불과했으며, 시멘트 생산량은 706만 톤으로 한국의 13.8%, 화학비료 생산량은 68만 톤으로 한국의 38.9% 수준에 그쳤다. 이는 북한이 여전히 노동력 중심의 산업구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기대수명은 한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북한 주민의 기대수명은 남성 72.1세, 여성 78.6세로, 한국보다 각각 8.5세, 7.8세 짧았다. 이러한 격차는 의료기술과 보건환경의 차이뿐만 아니라,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로 인한 육체노동 비중이 높은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교육 부문에서도 산업구조의 특성이 반영됐다. 인구 만 명당 대학생 수는 212명으로 한국의 40.4% 수준이었다. 북한의 대학 교육이 농장대학 등 실무 중심의 교육기관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은 노동집약적 산업구조와 맥을 같이한다.
에너지 생산 측면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드러났다. 북한의 발전설비 용량은 8,290MW로 한국의 5.7% 수준이었으며, 발전량은 250억kWh로 한국의 4.3%에 그쳤다. 이는 북한의 산업구조가 첨단 기술보다는 인력 중심의 생산방식에 의존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통계는 북한이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과 젊은 인구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산업 고도화와 기대수명 향상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수있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