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조직률 하락…세대·산업 변화 영향

2024-12-18     윤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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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2016년 10.3%에서 2021년 14.2%까지 증가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하락세로 전환되어 2022년 13.1%, 2023년 13.0%로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상반된 양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구조적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2017년 이후 조직률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민간부문에서는 제조업 노조 가입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과 숙박·음식점업을 비롯한 서비스업 부문의 가입률이 증가하며 이를 상쇄했다. 특히 건설업은 2.8%포인트, 숙박·음식점업은 0.2%포인트 증가했다. 세대별로는 MZ세대의 노조 가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베이비붐 세대와 이전 세대는 감소세를 보였으며, X세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MZ세대는 2017년 이후 노동조합의 도구성, 즉 부당대우 대응, 고용안정, 임금인상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세대별 인식 변화는 노조 활동과 조직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산업구조와 고용형태 변화, 정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로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 노조 기반이 약화되고 있으며, 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 등 신산업 분야에서 고용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노조 조직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업은 청년층이 선호하는 분야로,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고용형태 변화 측면에서는 비정규직 증가와 플랫폼 노동의 확산이 기존 노조 체계로는 포괄하기 어려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은 공공부문의 높은 조직률 상승을 이끌었으나, 민간부문에서는 중소기업과 소규모 사업장의 낮은 조직률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조직률이 36.8%로 높은 반면, 30명 미만 사업장의 조직률은 0.1%에 불과하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조직률 격차를 반영하며,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심화를 초래하고 있다.

2023년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전체 노동조합 조합원 수는 273.7만 명으로 전년 대비 1.5만 명 증가했으나, 조직률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미가맹 노조의 조합원 수는 각각 1,160천 명, 1,086천 명, 479천 명으로 나타났으며, 초기업노조가 59.4%를 차지했다. 공공부문 조직률은 71.6%로 민간부문 조직률 9.8%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러한 현황은 한국 노조가 산업 및 고용형태 변화, 세대 간 가치관 차이를 반영한 새로운 조직화 전략을 모색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와 플랫폼 노동자 보호 방안은 향후 정책 및 노조 활동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