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성장 둔화 속 코드커팅 가속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OTT 관련 주요 현황 및 방송시장 영향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유료방송과 OTT 간의 대체성이 뚜렷해지며 시장 경쟁 구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2024년을 기준으로 한 분석에서는 OTT 서비스의 매출 증가세 둔화와 동시에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 현상이 관찰되었으며, 이로 인해 방송시장 전반에 걸쳐 코드커팅(cord-cutting)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주요 OTT 서비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1조 4,407억 원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국내 매출 8,233억 원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글로벌 영업이익률(20.6%)에 비해 현저히 낮은 1.5%를 보이며 수익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티빙은 31.9%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역시 확대되었다.
OTT 서비스와 유료방송 간의 대체성이 비대칭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OTT는 유료방송 사용자들에게 더 강한 경쟁 압력을 가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유료방송 가입자의 실시간 채널 시청 시간은 OTT 이용 후 감소했으며, 영화와 드라마 중심의 OTT 콘텐츠가 시청자 유입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2023년 하반기부터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가 두드러졌으며, 이는 OTT 서비스 이용 확대로 인한 자연스러운 전환 현상으로 분석된다.
OTT와 방송사업자 간의 콘텐츠 공급 및 제작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방송사와의 협업 및 거래가 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작사 설문조사에서는 콘텐츠 공급처의 유연성이 증가했으며, 방송과 OTT 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한편,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FAST) 시장도 점차 주목받고 있으나, 콘텐츠 품질과 사용 빈도 측면에서 아직 유료방송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과 LG 같은 TV 제조업체들이 FAST 플랫폼을 자사 스마트TV에 탑재하며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25년 1분기에 예정된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는 유료방송과 OTT 서비스 간 경쟁 심화와 시장 재편에 대한 구체적 평가를 담을 예정이다. 방송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소비자 이용 패턴의 전환은 향후 미디어 산업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