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복으로 위장한 정치꾼들, 민주주의에 먹칠
2024-12-10 세종일보
최근 드러난 계엄 선포 관련 군 고위 지휘부의 일련의 행위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본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태로 평가된다. 국방부와 군 지휘부가 명확한 법적, 사실적 근거 없이 선거관리위원회에 군 인력을 비밀리에 투입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군방첩사령부와 국군정보사령부 고위 관계자들의 증언은 그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북한의 실질적 도발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 도발'을 빌미로 한 군 지휘부의 은밀한 지시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군은 국가의 방위를 담당할 뿐,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선거관리위원회 진입, 서버 촬영, 그리고 계엄 선포와 관련된 일련의 행위들은 군의 본분을 벗어난 명백한 위법 행위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며, 즉각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군과 정치의 엄격한 분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군 지휘부의 정치적 중립성은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조건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엄중히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피로 쟁취한 소중한 가치다. 그 어떤 이유로도 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국민 모두가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고 대처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