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 퇴사의 이면…변화를 요구하는 MZ세대의 목소리
최근 공무원 사회에 불어닥친 거센 변화의 바람, 그 중심에는 MZ세대가 서 있다. 20~30대 공무원들의 퇴직률이 불과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를 넘어 우리 공직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연간 임금 인상률 5% 미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초임 기본급, 악성 민원과 위계적 조직문화, 형식적인 업무 환경. 이런 현실 속에서 MZ세대 공무원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선택했다. 그들의 퇴사는 단순한 이직이 아니라 공직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다.
행정안전부의 '조직문화 새로고침(F5)' 시도는 고무적이다. '눈치 야근 금지', '업무 외 시간 연락 금지' 등의 권고사항은 기존 관행에 대한 작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형식적 권고를 넘어선 실질적 변화다.
서번트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으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수직적 명령체계에서 벗어나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와 자아실현 욕구를 존중하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공정한 보상, 의미 있는 업무, 창의적 조직문화야말로 유능한 인재를 공직사회에 붙들어 놓을 수 있는 핵심 요소다.
MZ세대 공무원들의 이탈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안정성이 아니라 의미, 성장, 그리고 존중이다. 공직사회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기존 관행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세대와 함께 혁신의 길을 걸을 것인가.
공무원은 더 이상 평생직장의 대명사가 아니다.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국민에 대한 진정한 봉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 MZ세대와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공직사회,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