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주택 절반 '싹쓸이'... 2030 내 집 마련 '그림의 떡'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주택소유통계'를 들여다보니 우리나라 주택 소유 패턴이 증가세를 보이면서도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드러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개인 소유 주택은 1,674.2만 호로 전년보다 31.1만 호(1.9%) 늘었다. 다만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7%로 0.1%p 줄었는데, 이는 공동 소유가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린다. 실제로 공동 소유 주택 비중은 해마다 조금씩 올라 올해 13.4%를 기록했다.
주택 소유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50대(25.2%)와 60대(22.8%)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는 경제력을 갖춘 중장년층이 주택시장의 중심축임을 보여준다. 눈에 띄는 점은 여성 소유자 비중이다. 전년보다 0.3%p 늘어난 46.2%를 기록하며 여성의 경제력 신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역별로는 울산·경남·부산이 주택 소유율 상위권을 기록한 반면, 서울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서울은 외지인 소유 비율이 16.6%에 달해 수도권 쏠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가구별로 들여다보면 격차가 더 선명해진다. 주택 보유 가구는 1245.5만 가구(56.4%)로 무주택 가구 961.8만 가구(43.6%)를 웃돌았다. 하지만 주택 자산가액에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상위 10% 가구의 평균 주택자산이 12억 5천5백만 원인 데 반해, 하위 10%는 3천1백만 원에 그쳤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주택시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이번 통계는 향후 주택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령별·지역별 소유 양상과 다주택자 증가 추세는 주택 수급구조와 세대 간 자산이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주도의 경우 다주택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관광지로서의 특성과 투자가치 상승, 제도적 혜택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50·60대의 주택 소유 변화는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퇴 이후 주택 매각이나 소형 주택 이전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이는 시장 공급 구조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최근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젊은 층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전·월세 시장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