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셔틀 외교 복원 및 미래 지향적 협력 합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12년 만에 셔틀 외교를 복원하고 미래 지향적인 한일관계 발전을 공식화했다. 양국 사이에 본격적으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 개선이 양국 국민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으며,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결단력과 행동력에 경의를 표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대북 확장억제 강화, 글로벌 공급망 강화, 미래세대 교류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회담의 주요 성과로는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관련 언급과 한국 전문가들의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 참여가 꼽혔다. 기시다 총리는 일제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 전문가의 후쿠시마 오염수 현장 시찰에 합의했으며,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방류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 성과들이 윤 대통령의 결단력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호응이 강하다고 부각했다. 한일 정상은 미래 지향적 협력을 강조하며, 이달 하순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아도 미래 협력을 위해 전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미래세대의 교류확대를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국 교육부가 일본 학생들을 초청해 교육과 연수를 진행하는 새로운 한국형 장학금 제도를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를 국빈급으로 예우했다. 육·해·공군 의장대와 군악대를 동원해 환영식을 열었고, 외국 정상으로는 두 번째로 관저에 초대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 발전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재개된 셔틀 외교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양국 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한국 측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일본 총리로서의 책무라고 공감했다.

한미일 안보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윤 대통령은 한미 간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선언'이 한미일 간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자 질문에 일본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시다 총리도 한미일 안보 협력의 확대를 희망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 간 핵 협의그룹(NCG) 자체를 3자나 4자로 확대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으며, NCG를 변화시키거나 바꿀 의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오는 19일 개막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전후로 이에 대한 '입장 정리'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