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올 10월 소비자물가 안정세

석유류 10.9% 하락, 농수산물 상승세 둔화…안정된 물가 흐름 이어질 듯

2024-11-05     윤소리 기자

올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를 기록하며 2021년 1월 이후 4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석유류 가격 하락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결과다. 10월 물가는 전월 1.6%에서 0.3%p 하락하며 안정세를 나타냈으며, 이는 국제 유가 안정 및 주요 품목 가격 조정이 국내 물가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소비자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석유류 가격은 전월 대비 2.3% 하락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9% 하락하며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던 데다 작년 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두바이유는 2023년 10월 배럴당 89.8달러에서 올해 10월 74.9달러로 하락했다. 농축수산물의 경우도 과일류 가격이 출하량 증가로 인해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상승세가 둔화되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에 그치며 물가 상승률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어냈다.

식료품과 에너지처럼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해 안정세를 지속했다. 이는 공급 요인이 소비자물가 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도 특별한 인상 압력이 가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생활물가지수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하며,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주요 품목들이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는 흐름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활물가의 안정세는 외식 서비스와 외식 제외 서비스의 상승폭이 크게 변동하지 않은 데 기인하며, 가정 내 필수 지출 항목의 물가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주는 효과를 냈다.

정부는 이러한 물가 안정세를 유지하기 위해 김장철을 대비한 김장재료 공급 확대 및 가격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배추, 무,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김장재료에 대한 공급을 중순부터 확대하고, 최대 50%의 할인 지원을 통해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이는 김장철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유지하려는 조치로, 배추와 무 공급을 각각 2.4만 톤, 0.9만 톤까지 확대하는 한편, 할인 행사는 12월 초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정부는 채소류를 포함한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대처할 예정이다.

10월 물가 동향을 토대로 볼 때, 11월 이후에도 물가 상승률이 2% 이내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중동 정세로 인한 유가 변동성이 여전히 잠재적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등 외부 요인이 급변하지 않는 한, 국내 물가는 당분간 완만한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 역시 경제 외적 변수들에 의한 급격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