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성능 평가까지 우선심사…특허 경쟁력 가속화

2024-11-01     윤소리 기자

특허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특허 보호 강화를 위해 우선심사 제도를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확장으로 기존의 소재, 부품, 장비 제조 및 설계 분야 외에도 성능 검사와 평가 분야가 우선심사 대상으로 포함된다. 이는 한국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업,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빠르게 특허권을 확보하도록 지원하려는 목적이다.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이번 조치는 국내 기술 보호를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미국 또한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빠른 특허 심사를 통해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은 '반도체 기술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주요 특허 출원을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추진 중인 정책과 유사한 방향으로, 반도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편, 유럽에서는 통합특허법원(UPC)을 도입해 특허 소송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어, 한국의 우선심사 확대는 이러한 글로벌 동향을 반영한 정책적 대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한국 정부는 AI와 6G 등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핵심적인 기술의 표준화를 목표로 국제표준화기구(ISO)와 협력하며, 국제 표준화 활동을 적극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첨단기술의 빠른 시장 선점이 글로벌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한국의 특허 정책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전략적 접근을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22년에 처음 도입된 우선심사 제도는 그동안 첨단기술 관련 출원의 심사 기간을 크게 줄이는 데 기여해왔다. 이번 정책 확대로 심사 대상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이 출원한 특허 중 약 45%가 우선심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우선심사를 신청한 경우 평균 1.6개월 만에 심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일반 심사(평균 15.9개월 소요)에 비해 약 14개월이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의 특허 정책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특허권 확보를 돕고, 지속적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나가며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