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대비 강화된 궁평2지하차도, 31일 전면 개통

2024-10-28     윤소리 기자
비상사다리와 인명구조함이 설치된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내부 모습. 사진제공 = 충북도

충북 청주시 궁평2지하차도는 지난해 7월 발생한 대형 침수 사고를 계기로 안전 대피시설이 대폭 강화됐다. 이번 개통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 개선이 아닌,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안전 조치로 평가된다. 궁평2지하차도는 2019년 처음 개통되고 2023년 6월 화재, 7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사고로 여러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구조적 문제와 안전 미비점이 드러났다. 특히 '오송 지하차도 침수'는 한국 역사상 최악의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기록됐고, 비상 대피시설이 부족했음이 명백하게 확인된 바 있다.

이번 보강 작업은 침수 사고 후 추진된 것으로, 핸드레일과 비상 사다리 설치가 대폭 개선됐다. 기존의 2단 핸드레일은 최대 13단으로 추가 설치되어 다양한 신체 조건을 가진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비상 사다리의 간격 역시 12.5m로 조정됐다. 이를 통해 비상 시 신속한 대피가 가능해졌다. 또한, 수난 인명구조함도 기존보다 14개가 추가 설치되어 총 26개가 배치됐으며, 이는 대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잡과 혼란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궁평2지하차도의 사례는 단순한 안전 시설 보강을 넘어, 도로 인프라의 전반적인 안전성 강화 필요성을 상기시켰다. 사고 당시 지적된 문제 중 하나는 차량 진입 통제의 실패였다. 하천 범람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들의 지하차도 진입을 막지 못해 참사를 초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차량 통제 시스템도 강화될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소방서, 경찰, 시청 등 관련 기관 간의 소통 부재로 인해 대응이 지연되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부분개통된 궁평2지하차도 내부 모습

이번 안전 보강은 궁평2지하차도뿐만 아니라 유사한 지하차도와 터널에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이다. 국내외 터널 안전 기준에 따르면, 적절한 대피시설은 비상 상황에서의 생존률을 크게 향상시킨다. 국제적으로는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가 도로 터널 안전을 위한 43개의 권고사항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는 터널 운영과 인프라 개선을 위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궁평2지하차도의 핸드레일과 비상 사다리 보강 조치는 이러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중요한 안전 강화 조치로 평가될 수 있다.

이번 개통은 지역 주민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궁평2지하차도는 왕복 4차선, 총 길이 685m의 규모로, 세종시와 청주시 사이를 오가는 주민들의 통근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