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 발표, 품질·안전성 강화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이 2026년 1월부터 시행되면서다. 이번 기준은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와 유럽펫푸드산업연합(FEDIAF)의 지침을 참고하되, 국내 실정에 맞춰 개발됐다.
새 영양표준은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별로 세분화됐다. 개는 성견 38종, 성장기와 번식기에 40종의 영양소 기준이 적용되며, 고양이는 성묘 41종, 성장기와 번식기에 43종의 영양소 기준이 필요하다.
이번 표준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사료' 기준의 도입이다. 제조업체들은 압출성형 과정에서 120~180°C 사이의 온도로 가공하는 등 정교한 공정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원재료 선택부터 분말화, 혼합, 압출성형, 건조, 코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면서도 소화율은 높여야 한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조 3천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펫푸드 시장이 한층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기준으로 제품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면 수출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들의 신뢰도 높아질 전망이다. 사료 포장에 영양 정보가 더 명확히 표시되고, 생애주기별로 특화된 제품을 고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완전사료 기준을 충족한 제품은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어 선택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새 기준에 맞추려면 연구개발 투자와 설비 보완이 불가피한데, 중소업체들엔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충북 지역의 한 중소업체 대표 Q(55)씨는 "영양 표준의 설정으로 품질 향상은 환영하지만, 급격한 변화는 시장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어 순차적 도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영양표준 도입이 국내 반려동물 사료 산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제품 다양화와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수입 사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 상황에서 국산 사료의 품질 향상은 시장 구도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