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 지표로 본 한국, 회복과 둔화의 기로

2024-10-18     윤소리 기자

올 10월 기준으로 한국의 경제는 다방면에서 변화하고 있다. 산업 활동 지표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9월 수출은 반도체와 같은 IT 품목의 호조로 7.5% 증가했으며,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소비자 심리는 하락했고, 기업 심리 역시 실적과 전망 모두에서 약세를 보였다. 경기 지표로서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각각 0.1포인트씩 하락하며 경제의 불확실성을 시사했다.

고용 시장에서는 9월 취업자 수가 14.4만 명 증가하며 전년 동기 대비 고용률이 63.3%로 0.1%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제조업과 건설업에서의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고, 서비스업에서는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실업률은 2.1%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일용직과 자영업자 수의 감소가 이어지며 경제 구조 변화의 일면을 보여주었다.

물가 상승률은 둔화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으며, 이는 국제유가 하락과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도 1.8%로 낮아졌고,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둔화 추세를 보였다.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과 글로벌 수요 부진 우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완화 계획 등이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 역시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경제는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며 실업률이 하락했고, 소매 판매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유로존은 소비자물가 안정에도 불구하고 구매관리자지수가 하락하며 경제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수출과 산업생산 지표가 모두 하락하며 경제 성장의 둔화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는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다. 지난해 한국의 실질 GDP 증가율은 1.4%로, 2022년의 2.6%에서 크게 하락했다. 이는 잠재 성장률 추정치인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노동, 연금, 교육 분야에서의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 만약 이러한 개혁이 지연될 경우, 한국 경제는 저성장 또는 무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위험이 있다.

특히 서비스업과 제조업 간의 고용 변화는 눈여겨볼 만하다. 서비스업 고용은 증가하는 반면, 제조업 고용은 감소하고 있다. 이는 생산성 격차와 인구구조 변화, 기술 발전 등의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다. 고령화로 인한 의료와 복지 서비스의 수요 증가,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 등이 서비스업 고용 증가에 기여했다. 제조업의 자동화와 기술 발전으로 제조업 일자리는 감소하는 반면, 서비스업으로의 노동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육성,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연계 강화 등이 필요하다. 직업교육을 강화해 이직자를 대상으로 한 생산성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며, 서비스업의 질적 성장을 통해 경제 전반의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물가 안정과 함께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내수 회복 속도는 부진하거나 부문별로 상이하다. 경제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구조적 개혁이 필수적이며, 글로벌 경제 동향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