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말 더웠다"…폭염일수 평년보다 5일 ↑
올해 전 세계가 유례없는 폭염을 겪으면서 기후 변화의 영향이 더욱 심각하게 드러났다. 특히 한국에서도 올 9월 폭염과 열대야가 기록적으로 발생하면서 기상청은 이례적인 기후 상황에 대해 심각성을 경고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9월 평균 기온은 24.7도로 평년보다 4.2도나 높아 197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폭염일수는 6.0일, 열대야일수는 4.3일로 각각 평년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 인해 서울, 춘천 등 다수의 지역에서 9월 중 처음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났고, 전국적으로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졌다.
2024년 폭염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이 결합하여 발생한 결과로 분석된다.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대기와 해양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있으며, 이는 기상 패턴의 변화와 극단적인 날씨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엘니뇨는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를 급격히 높여 전 세계적인 기온 상승을 촉발했다. 이와 더불어 도시 열섬 현상, 즉 도심 지역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이 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과정에서 도시의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더 높아지는 현상도 폭염을 심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9월 한국의 경우,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9월 중순까지 동시에 발달하여 강한 고온 현상이 지속되었다. 특히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해서 유입되며 열대야가 자주 발생했으며, 북인도양과 필리핀 인근에서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러한 기압 패턴은 더욱 강화되었다. 이로 인해 한국 주요 지역 중 46곳에서 9월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되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첫 9월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었다.
폭염의 영향은 건강, 농업, 에너지, 환경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건강 부문에서는 온열질환 환자 수가 급증했으며, 고령층과 어린이 등 취약 계층의 건강 상태는 크게 악화되었다. 또한, 심혈관 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폭염으로 인해 상태가 악화되었다. 이로 인해 병원과 의료 시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공공 의료 체계에 과부하를 가져왔다.
농업 부문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고온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주요 작물의 생육이 저조했고, 농작물 피해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가축 사육에도 어려움이 발생해 축산업 생산성이 저하되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특히 9월 20일과 21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대륙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정체전선과 열대저압부의 영향으로 남해안 일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폭염과 더불어 홍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폭염의 영향은 심각했다. 기록적인 더위로 인해 에어컨과 같은 냉방 기기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에너지 공급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에너지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는 에너지 빈곤층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환경 부문에서는 산불 발생이 증가하고, 기온 상승으로 인해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졌다. 생태계의 파괴는 자연 재해의 빈도를 높였으며, 해수면 상승과 더불어 해안 지역의 침수 피해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2024년 9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7.4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3.2도 높았으며, 이 역시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폭염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농업과 축산업 피해 외에도, 관광업과 야외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으며, 폭염으로 인해 산업 전반의 생산성이 저하되었다. 특히 여름철 더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폭염 피해를 대비하지 못한 기업들이 많은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더불어, 폭염이 지속되면서 근로자의 건강 문제가 대두되어, 노동 생산성의 저하와 더불어 근로 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이러한 폭염과 기후 변화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이 시급하며, 그 중심에는 온실가스 감축이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폭염, 가뭄, 홍수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 차원의 기후 변화 적응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제 협력 역시 중요한 요소로, 전 세계가 협력하여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재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한편, 시민들의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제고와 실천도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 제품 소비 등 개인의 생활 속에서 기후 변화 대응 방안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