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의 해법…청년 유출·지역 일자리 '문제'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지역고용학회가 공동으로 발간한 '지역산업과 고용' 가을호에서는 지역혁신과 인재양성을 주제로 지역대학의 역할과 청년 유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정책을 중심으로 지역 거점 대학이 청년 인재를 지역에 정착시켜 지역 발전을 이끄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토연구원 조성철 산업입지연구센터장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에서 배출된 창업기업의 약 80%가 동일 지역에 정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이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학발 창업기업의 5년 내 생존율은 86.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8.3%를 크게 상회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에서 배출된 창업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각각 1,296백만 원과 1,280백만 원으로 비슷한 성과를 보였다.
지역 대학은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에서도 중요한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대학이 가진 공간과 자원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으며, 민간이나 공공·연구기관의 혁신 활동과는 차별된 성격의 혁신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간의 특성화 및 전문화가 부진하며 규모가 큰 장기 연구는 지역 외부 산학연 주체와 연계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RISE센터의 사례 연구에서는 충북이 2023년 교육부의 RISE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지역-대학 협력과 혁신의 중심, 충북'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충북은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등 3대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인재 수급을 위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역 내에서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역 정주형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청년층(20~39세) 인구는 약 168만 명 감소했다. 2023년 기준, 청년층 인구 비율은 서울 29.7%, 대전 26.8%, 경기 26.1%, 인천 25.9%로 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전라남도(19.3%)와 경상북도(19.9%)는 청년층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조사되었다.
청년층 유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지역 일자리 부족이다. 제조업 기반이 약화된 경남 창원시는 지난 10년간 4만5854명의 청년이 유출되었으며, 대구 달서구에서도 3만8919명이 떠났다. 특히 경남 거제시는 청년 인구가 2014년 7만 7244명에서 2023년 4만 6283명으로 감소하여 청년층 비율이 31.1%에서 19.8%로 급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일자리의 양적 공급뿐만 아니라 질적 향상이 중요하다. 제조업 기반 유지와 생활 인프라 강화를 통해 청년층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사양 산업의 경우에는 빠른 산업전환을 통해 고용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지역대학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지역혁신과 인재양성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대학과 지역산업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대학은 지역산업 발전의 핵심 동력이자 국가균형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