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교민 구조 작전, 공군 시그너스와 청해부대까지 동원

2023-04-24     이현정 기자

부산에서 이륙한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수단 인근 지부티의 미군 기지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수단 현지 교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한 작전의 일환으로,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와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이 이미 현지로 이동 중임을 고려하면 국방부의 노력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23일 오후 8시경 부산에서 이륙한 시그너스 공중 급유기가 대만 인근을 지나가는 중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그너스도 지부티를 향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다각적인 안전한 철수 루트를 강구하기 위해 항속거리가 긴 시그너스 공중 급유기를 추가로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충무공이순신함(오른쪽)과 EU 해군의 빅토리아함이 2021년 10월 18일 아덴만과 아라비아해를 통과하는 국제권고통항로에서 열린 한-EU-오만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해있다. 국방부 제공

수단 현지에 체류 중인 교민 28명은 현재 주수단 한국대사관에 집결해 있으며, 대사관에서는 현지 상황에 따라 미리 준비된 철수 경로를 이용해 교민들을 대피시킬 계획이다. 현재 수단 수도 하르툼의 공항은 양대 군벌의 충돌로 폐쇄된 상태이며, 포트수단 인근으로 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은 소말리아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호송전대로부터 배속돼, 수단 인근 해역을 향해 이동 중이다. 현장상황에 따라 항공 수송기편의 철수가 어려울 경우 바닷길을 통한 '플랜B' 안전지대 이송 계획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다.

각국 정부는 현지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준비를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수단 교민 대피와 함께 상황에 따라 주수단한국대사관 철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미 정부 관료를 인용해 주 수단 미국 대사관 철수 결정이 조만간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수단에서는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수도 하르툼을 중심으로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전투를 벌여 21일(현지 시각) “현재까지 413명이 사망하고 3551명이 부상당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밝혔다.

4월 12일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후미로 진입한 F-15K 전투기에 급유 붐을 길게 내려 공중급유를 시도하고 있다.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는 시그너스는 C-130J와 비교할 때 항속거리가 긴 교민 이송 작전을 수행하기에 용이하다. 공군 제공

한편, 22일 오후 5시 20분경 공군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가 수단 수도 하르툼의 공항 폐쇄로 인근 국가인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착륙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21일 오후 4시 53분경 김해공항에서 이륙한지 24시간 27분여만에 지부티 현지에 안착해 수단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언제든 교민 철수를 지원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다.

안전한 교민 철수를 위해 다각적인 루트와 방법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국민들은 현지 상황이 좀 더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은 국제적 협력과 노력을 통해 현지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서 C-130J 수송기가 수단 교민철수 해외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