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장애와 건강 세미나' 데이터·AI를 통한 건강관리 혁신
'2024년 장애와 건강 세미나'는 장애인 건강 지표와 데이터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안을 논의하며, 장애인 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장애인의 건강 향상을 위한 데이터 기반 접근법과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특히, 국내 장애인 건강 데이터 부족 문제와 국제적 비교의 어려움이 언급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사회 기반 데이터 수집 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이는 국제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1946년 WHO 헌장에서 건강권이 기본권으로 인정된 이후, 국제사회는 UN 장애인권리협약 등을 통해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국내에서는 2015년 장애인 건강권법 제정이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장애인 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개선되었다.
장애인 건강권법 제정 이후 몇 가지 주요 변화와 성과가 있었다. 우선, 장애인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이 수립되었고,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도입되면서 장애인에게 보다 전문적인 건강 관리가 가능해졌다. 또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재활의료 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시범사업이 확대되면서 권역재활병원의 단계적 개원과 어린이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전국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장애 친화적 의료환경 조성에도 진전이 있었으며, 장애 친화 건강검진기관 지정 확대와 재활운동 및 체육의 제도화를 위한 협의체가 구성되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존재한다.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 격차는 여전하며,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욕구가 32.4%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의료기관의 접근성과 편의 서비스의 부족은 지속적으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고령 장애인의 건강 관리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65세 이상 장애인이 전체 장애인의 49.9%를 차지하고 있으며, 고령 장애인의 연평균 진료비가 비장애인보다 1.5배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이 체감하는 건강권 보장 수준은 여전히 미미한 상태이다.
세미나에서는 AI 기반 장애인 건강 관리의 발전 가능성이 논의되었다. AI 기술은 개인별 생활 패턴 분석을 통해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재활 로봇이나 이동 지원 기술을 통해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가치기반 의료 시스템에서 AI는 의료 질을 향상시키고 비용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장애인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의료 전반에서 효율성과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비교 가능한 표준화된 건강 지표를 개발하고,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향후 과제로는 맞춤형 서비스 강화를 통해 개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며,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과 건강 형평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지원의사결정제도의 도입과 장애 여성의 권리 보장, 통합교육에 대한 권리 구체화 등도 중요한 과제이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상황을 고려해 장애 노인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장애인 건강권법 제정 이후 정책적 기반은 마련되었으나,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터의 질적 개선과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보다 정교한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하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제적 협력과 우수 사례 도입을 통해 장애인 건강 관리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노력 또한 요구된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