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냄새'의 비밀을 풀다…자연의 향 담은 향수 나올까

2024-08-20     윤소리 기자
노스톡 속 HNIBRCY4의 광생물반응기 배양 및 샘플링 사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비 냄새' 원인 물질인 '2-메틸이소보르네올'을 생산하는 '노스톡 속'의 남조류를 발견하고 관련 균주 배양 특허를 출원했다. 이번 발견은 국내 연구진들이 섬 지역 토양 남조류 연구를 통해 이뤄낸 성과로, 그동안 주로 수계 남조류에 집중되었던 국내 연구 흐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적으로 볼 때, 이번 발견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비 냄새'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토양 남조류를 활용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한국의 이번 성과는 토양 미생물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물질의 산업적 응용 가능성은 매우 다양하다. 이미 유럽에서는 자연의 냄새를 모사한 향수 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아로마테라피, 공기청정기 향료, 환경 모니터링 센서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 이 냄새가 집중력 향상 등 두뇌 활동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져, 향후 뇌 건강 관련 제품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이 기술의 상용화는 상당한 시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향수 시장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의 향을 재현한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환경 친화적이고 천연 유래 성분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큰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까지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밝혔다. 특히 토양 샘플에서 목표 미생물을 분리하고 배양하는 과정에서 여러 난관에 부딪혔지만, 다양한 배양 조건을 시도하며 최적의 방법을 찾아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는 향후 유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 냄새'에 대한 인식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화해 왔다. 과거에는 단순히 자연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향수나 아로마 제품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자연과 단절된 도시 생활이 늘어나면서 자연의 향에 대한 향수가 커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잠재적 소비자들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실시한 소규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비 냄새'를 재현한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향상을 위한 제품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이번 발견을 토대로 향후 연구 방향을 수립했다. 우선 '2-메틸이소보르네올'이 뇌 건강 기능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 물질의 대량 생산 기술 개발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 탐색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 생물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한국의 생명공학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