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폭락, 한국 경제 먹구름… 정부, 위기 극복할까

2024-08-06     윤소리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최근 고조된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경제수석 등 주요 경제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최근의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지난주 후반 미국 증시의 급락이 아시아 증시에 과도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KOSPI가 8.77% 하락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그 원인으로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전망 악화, 일본의 금리 정책 변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하여 정부와 금융당국은 24시간 시장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필요시 신속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행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또한 상황별 비상대응계획을 수립하여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태세를 갖추었다. 이와 함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외환·채권시장 선진화, 공급망 확충 등 자본·외환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외환·자금시장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한 낙관적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또한 "정부와 한국은행이 대외 충격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대해 충분한 정책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며 시장 참가자들의 신뢰를 요청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과거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실물·주식·외환·채권 시장 전반에 실질적인 충격이 동반되었던 반면, 이번 조정은 해외발 충격으로 주식 시장에 한정된 이례적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지나친 불안감을 자제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미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가장 높은 경계감을 갖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 불안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윤소리 기자